아마 지난 방장산에서 멋진 설경이랑 조망을 보고왔던 날이었는데, 광호형에게서 덕유산 종주를 같이 해보자는 카톡이 왔다.
덕유산하면 전북 무주,장수군에서 경남의 함양,거창군까지 걸쳐있는 웅장한 산세와 계곡등 뛰어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국내 3대 종주코스중의 하나인 육십령부터 구천동까지를 일컫는 육구종주코스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특히나 겨울의 덕유산은 국내 최고의 설경산행지로 알려진 산이기도해서 올 겨울 눈꽃산행의 방점을 찍는 산행지로 적격인 산이었다.
게다가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은 당연히 3개의 100명산 리스트에 모두 포함된 곳이지만, 남덕유산도 한국의 산하 100명산에 별도로 포함되어 있어서, 종주를 통해 2곳을 한번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육십령에서부터 시작하는 육구종주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30km가 넘어가는 거리도 조금 무리가 있고, 이번에는 따로 휴가를 쓰지않고 내 근무일정에 맞춰서 계획을 잡다보니 시간적으로도 힘들어서 영각사에서 구천동까지의 영구종주로 진행하기로 했다.
애초 계획은 23일 아침에 출발, 낯에 영각사에서 오르기 시작해서 삿갓골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24일 아침에 다시 산행을 계속해서 향적봉을 찍고 구천동으로 내려오는 1박2일의 계획이었는데, 내가 23일 아침 9시 넘어서 퇴근을 하다보니 그렇게는 일정이 나오질않는다. 그래서 아예 23일 밤에 출발해서 24일 새벽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한번에 종주하는걸로 계획을 변경했다.
출발시간도 몇번의 조정끝에 동서울터미널에서 21:00 함양행 버스를 타고가서 서상에서 내려, 택시로 영각사까지 이동해서 자정 무렵부터 오르는걸로 최종결정했다. 이렇게 가게된 가장 큰 이유는 산행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교통편 때문인데, 자정부터 산행을 시작하다보니 야간산행 시간이 길어져서 깜깜한 시간에 남덕유산쪽을 통과하게되어, 남덕유의 멋진 풍광을 제대로 못보고 사진으로도 담아오지 못한건 많이 아쉬웠다.
밤 12시쯤 들머리인 영각사에 도착해서, 잠시 정비를 하고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에 산행시작~~
바로 전날이 정월대보름이어서인지 이날도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었는데, 달빛도 밝아서 산행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영각탐방지원센터 통과~~
날이 다시 추워진다는 예보를 보고 갔는데 산행 초반에는 바람도 없고 포근한 날씨였다. 거기에 오르는 길이다보니 땀이 나서 겉옷이랑 모자,장갑까지 다 벗고 오르는데, 역시 일기예보가 많이 정확해지긴했다. 새벽이 깊어갈수록 그리고 위로 오를수록 매서워지는 추위에 벌벌 떨면서 다시 하나씩 하나씩 걸쳐입었다.
깜깜해서 사진도 거의 못찍고 오르는 중인데, 남덕유산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유명한 철계단코스가 시작된다. 그나마 랜턴을 비추고 찍은 사진이다.
흐릿하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철계단 봉우리~~ 사실 저기가 남덕유산 정상인줄 알았는데 올라가보니 조금 더 가야한다.
예전에도 인모랑 덕유산을 오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번하고는 반대로 구천동에서 올라서 향적봉 찍고 남덕유산쪽으로 오다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남덕유산 못미쳐서 황점에서 빠져서 내려갔다. 그래서 남덕유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2시간만인 새벽 2시에 남덕유산 정상에 도착했다. 이번 산행중 가장 추웠던 곳이다. 오죽하면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스마트폰이 꺼져버릴 정도였다. 정상이라 심한 바람에 그대로 노출이 되다보니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졌다. 얼른 인증샷을 찍고 바람을 피하려고 아랫쪽으로 내려갔다.
3:45분경에 삿갓골대피소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아침 식사도 하고, 추위를 피해서 잠시 쉬어가기로했다. 이번에는 물만 끓여서 부어먹는 컵밥 종류로 식사를 준비했는데 날이 추워서 가스버너가 불이 너무 약하다. 물 끓이는 동안 과메기에 소주 한잔 하면서 천천히 기다렸다. 역시 과메기는 산에서 먹어야 맛있다.^^
식사까지 마쳤지만 아직도 밖은 너무 추워서 조금 더 쉬어가기로했는데, 문제는 취사장도 정말 추웠다. 먹을 때도 바들바들 떨면서 먹었는데 거기에 계속 있느니 차라리
산행을 하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볼일 보러 화장실에 갔더니 정말 따뜻하다. 삿갓재대피소가 난방이 잘되기로 유명하다던데 화장실도 너무 따뜻했다. 화장실에서 잠시동안 추위를 피해가기로했다. 변기에 앉아서 깜빡 졸다가, 볼일 보러온 대피소 이용객때문에 6시쯤 깨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무룡산을 향해가는데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날이 밝아오면서 이제 사진도 찍히기 시작한다. 깜깜할때 통과했던 구간들을 배경으로~~
무룡산 도착~~
날도 밝아져서 무룡산 정상에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마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무룡산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동엽령을 향해서 산행을 계속한다~~
정말 멋진 덕유산의 능선이 계속 이어지는데 아쉽게도 설경은 볼 수 없었다.
동엽령 도착해서 잠시 휴식시간~~ 산그리매가 너무 멋지다.
백암봉 오르는 길~~
중봉 오르는 길~~ 여기만 오르면 정상인 향적봉이 바로 코앞이다.
이번에 동행한 광호형이랑 같이~~ 찍다보니 손가락이 구름에 이어져 너무 멋진 사진이^^
중봉 오르는 길의 전망대에서~~
드디어 향적봉이 보인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에 있는 주목이랑 구상나무 군락지~~
향적봉 도착~~
정상석 뒷쪽의 실제 정상에 올라섰다. 아랫쪽으로 곤돌라타고 오를수 있는 설천봉이랑 무주리조트의 스키장이 보인다. 이제 하산해야할 시간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하산을 시작해서 백련사까지는 한달음에 내려왔는데 여기서부터 삼공리탐방지원센터까지는 유명한 구천동 계곡을 끼고 도는 포장도로가 길게 이어진다. 어쩌면 이날 종주코스중에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다. 발바닥을 너무 아프게했던 구간~~
장장 26km의 구간을 13시간에 걸쳐 주파를 하고 서울행 버스를 탈수있는 구천동 버스정류장에 13:00쯤 도착해서 하산완료~~
서울의 남부터미널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딱 한 대 있는데 버스시간이 13:50분이다. 이 버스시간에 맞춰서 내려올려고 자정 무렵에 산행을 강행하는 약간의 무리수까지 둔건데 다행히 늦지않게 내려왔다. 파전에 소주 한잔으로 간단하게 뒷풀이를 하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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