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친 듯 하던 비도 다시 오고, 바람도 좀 심해져서 춥기도 하고, 한참 가게들 순례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슬슬 배가 고프다. 긴린코 쪽으로 가면서 괜찮은 식당 있으면 들어가서 배부터 채우기로 한다.
길가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작은 규모인데도 손님이 많았다. 우리가 들어갈 때도 겨우 한자리 남아있어서 얼른 자리 잡았는데. 우리가 먹고 있는 사이에도 계속 사람들이 들어온다.
여기에서 내가 고른 메뉴는 "도리텐정식"인데. 도리는 알다시피 새라는 뜻이지만 일본요리에서 도리는 닭요리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텐은 아마 텐뿌라 즉 일본식 튀김요리를 줄여서 붙인것 같다.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모양이 딱 텐뿌라다. 닭고기 뼈는 발라내고 튀김옷을 입혀서 튀겼다. 뼈가 없으니 먹기도 편하다. 맛있게 먹었다.
이 날의 실질적인 목적지라고 해야하나^^ 윗층은 오루고루노 모리 즉 오르골의 숲이란 뜻이고 아랫층은 가라스노 모리 즉 유리의 숲이란 뜻인데 아랫층은 유리공예품들을 파는 곳이고 윗층은 오르골이라고 뚜껑을 열면 음악이 나오는 음악상자들을 모아놓고 파는 곳이다.
이번 여행의 일정중에서 유일하게 내 입김이 작용한게 유후인인데 여기에 오려고 했던 이유가 바로 딸내미 서연이 줄 선물로 오르골을 염두에 두어서이다.
긴린코의 풍경들.. 우리 말로 한자를 읽으면 금린호 즉 금빛비늘호수라는 뜻이다. 윗쪽에 있는 노천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던 어떤 학자가 호수에서 튀어 오르는 물고기가 황금색으로 빛이 난다고 긴린코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사진으로 찍어도 안나올 것 같아서 안찍었지만 실제로 물고기가 엄청 많다. 깊은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호수 가장자리 얕은 곳에서도 엄청 큰 잉어종류의 물고기들이 많다. 특이하게 일본의 동물들은 사람들은 무서워하지 않는 듯.. 제일 아래 사진에 있는 오리라고 하기엔 너무 큰 얘네들도 가까이 가도 도망도 안가고 사진 모델을 많이 해봐서인지 오히려 즐기듯이 포즈를 취한다.
긴린코는 온천수가 유입되면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의 모습이 유명한데 이 날은 비도 오고 날이 추워서 낮인데도 물안개가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긴린코 옆에 있던 신사의 풍경.. 긴린코 근처에 시탄유라는 작은 노천온천이 있다. 긴린코라는 이름을 만든 학자가 호수에서 고기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본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여건이 되면 온천욕도 할 생각이었는데 비 오고, 바람 불고 날이 추워서 노천온천은 무리라는 생각에 예정보다 일찍 철수하기로 했다. 원래는 이 날 숙소로 예약한 오이타까지 저녁 7시쯤 출발하는 유후인 노 모리를 미리 발권해두었는데 포기하고 아무 열차나 가장 빠른 열차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유후인역으로 향했다.
역으로 오는 길에 유명한 금상고로케도 하나 사먹었다. 영택씨가 "금상 받을 정도는 아닌데" 이러길래 "아마 금상위에 최우수상도 있고 대상도 있을거야"라고 대꾸해줬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역에 도착해서 뒤돌아 본 유후다케.. 안개가 말끔히 걷혔다..
오이타까지 가는 보통열차.. 2량짜리 귀엽게 생긴 열차다. 자리가 조금 좁아서 둘이 같이 앉으면 불편했겠지만 자리가 널널해서 따로따로 앉아서 꾸벅꾸벅 졸면서 갔다. 하여간 이 날 바람이 심하게 불긴 했나부다.. 조는 중에도 승무원이 강풍이 불어 서행한다는 둥 하는 안내방송이 간간이 들린다. 1시간 정도 걸려서 오이타역에 도착했다.
이 곳이 이 날과 다음 날까지 이틀간 묵을 숙소 도요코인이다. 체크인하고 호텔방에 들어가서 좀 쉬었다가, 호텔 근처 돌아보다가 괜찮은 곳 있으면 저녁이나 술 한잔 할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횡단보도가 특이하게 생겼네 하고 건너려다 보니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이다.. 사람은 뒷쪽의 지하도로 건너야 한다.
다이소가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이런 과자도 판다.
먹자골목 비슷한건가 부다 싶어서 여기에서 찾아보자 싶어 들어왔는데 일본의 재래시장인가 보다.
이 곳은 일정 시간동안(2시간이었던거 같다) 고기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가게이다. 여길 한 번 도전해볼까 했는데 먼저 보아둔 곳이 있어서..
포르투갈과 조약을 맺은지 400년을 기념해서 옛 포르투갈의 범선을 복원해서 전시했다는데 왜 여기에 복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고른 가게이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손님도 거의 만원이다.
입구 근처에 이런 것들도 있고
메뉴판을 손으로 짚어가면서 이거랑 이거주세요하고 주문을 했다. 모둠초밥 10개짜리랑, 회 10종 셋트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놀랐다. 세 포함해서 1,000엔 조금 넘는 가격인데 현재의 높은 환율에도 우리 돈으로 15,000원이 안되는 가격이다.
하이볼 한 잔 시켰다. 문제는 술이다..^^ 술 값이 너무 비싸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소주를 병째로 시켜먹으면 가격이 엄청 쎄다. 그래서 잔으로 시켜먹는데 한잔 값이 우리나라에서 한병 시키는 값보다 더 비싸다.. 이 하이볼도 한 잔에 450엔이었나..
조금 기다렸더니 이런게 나온다. 일본식 계란찜인데 성게알이랑 표고버섯도 들어있고 안에 은행도 한 알 있다. 짭짤한게 맛있다. 이름이 오토시자완무시란다.. 먹을 때는 몰랐고 난중에 호텔 프론트 직원에게 영수증 보이며 요미가타(읽는 법)좀 알려달래서 알아냈다..
조금 기다렸더니 드디어 초밥이 나왔다. 하나씩 먹고있는데 이걸 다 먹을때까지 회가 나오질 않는다. 일본에 와서 겨우 이틀째이긴 하지만 음식이 좀 늦게 나오는 편이라 그러려니 하고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나온다.
늦게 나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닌거 같아서 종업원을 불러서 다시 메뉴판을 들고 아까 사시미랑 스시 주문했는데 사시미가 아직 안나왔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는데 다행히 금방 알아듣는다.. 소주 한 잔 더 주문하고 기다렸다.
디어 사시미 10종세트 등장. 사진으로 봐도 그 날의 감동이 다시^^.. 성게알, 연어알, 문어. 참치, 새우, 연어.... 하여간 세보니 10종류 맞다. 이 쪽이 바닷가 근처다 보니 회 종류는 오히려 싼 거 같다..
맛있게 먹고, 기분좋게 마시고 나와서 계산을 하는데 생각보다 더나온듯해서 영수증을 찬찬히 봤더니 자완무시도 계산이 별도로 되어있다. 우리가 그건 따로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나와서 그냥 기본안주로 나오는건가보다 했더니만~~
어쨋든 맛있게 먹었으니 된거다.. 이렇게 여행 이틀째도 지나갔다..
※ 최근에 맛집 블로그나 카페에서 일식 관련 올라온 글에 "오토시"라는 단어가 간간이 눈에 띄어서 찾아보니 밑반찬이나, 술집에서는 기본안주를 뜻하는 것 같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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