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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100대 명산

화악산 - 경기 가평(12.13)

by phillos 2015. 12. 16.

 

 100대명산 등반을 처음 시작할 때는 산림청이랑 한국의 산하에서 선정한 명산만 다니다, 난중에 블랙야크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의 리스트가 따로 있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산림청이나 한국의 산하는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없지만 블랙야크의 경우는 블랙야크에서 지정한 인증용품을 들고 찍은 사진으로 마운틴북이라는 사이트에 올려서 별도의 인증을 받아야한다. 그래서 지리산 종주할 때부터 블랙야크 100명산도 인증을 시작해서 블랙야크 100명산의 첫 인증지가 지리산의 반야봉이 되었고 그렇다보니 그 전에 다녀왔던 산들은 블랙야크 인증을 받으려고 다시 가야했는데 대부분 서울,경기권의 산들이라 그동안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다녀와서 치악산과 화악산의 두곳만 남아있었다.

 그 중 이번에 화악산을 다녀왔는데 이 산은 정말 웬지 다시 가기가 두려운 산이었다. 지난 5월에는 무난하게 다녀왔지만 10여년전 처음 갔을 때 길을 잃고 헤매다가 결국 등산을 포기하고 내려왔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꺼려져서 계속 미루다가 날을 잡았다. 평소 평일에 주로 산을 가는데 여기는 불안해서 그나마 사람이 많을 때 가려고 일부러 일요일로 날을 잡았다. 그런데 역시 화악산은 나랑은 악연인가보다.~~

 

 아침에 퇴근하고 바로 전철타고 가평역으로 가서, 다시 버스타고 들머리인 관청마을에 도착한 시간이 10:30분쯤이다.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를 정비하는 중인지 저번에 왔을 때 없던 시설들이 생겼다. 가마소폭포인데 잘 볼수 있게 뷰포인트를 목재테크로 만들어서 내려가서 한장 찍었다. 위에 보이는 나무다리도 새로 생겼는데 거기에서 이어지는 등산로는 아직 정비가 안되어있다. 그냥 5월에 갔을 때의 gps트랙을 그대로 따라갔다.~~

 

 

 화악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서 중봉이 정상을 대신한다. 전에 왔던 곳이라 거의 사진도 안찍고 빠르게 올라왔다. 그런데 이곳도 정상표지석이 새로 바꼈고 표지석 주변에 목재데크도 새로 설치되어있다. 저번에 왔을 때는 정상석도 작고, 주변은 썰렁했는데~~

 

 

 역시 일요일이라 그런지 중봉에 도착하니 사람들 7~8명이 주변 조망을 둘러보고 있었다. 인증샷을 바로 찍고 나도 주변 조망을 조금 감상하다가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저번 연인산~명지산 종주를 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는데 내려가서 가평역까지 가는 버스시간이 애매하다.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한게 12시 50분쯤인데 화악산 날머리에서 가평역 가는 버스는 14:30분에 있고 다음 버스는 16:50분이다. 간격이 너무 길다. 정말 아무것도 안먹고 곧장 내려가도 14:30분 버스를 타는 건 거의 힘들다고 봐야하는데 저 시간을 목표로 내려갔다가 타면 다행이지만 못타면 2시간 넘게 기다려야하니~~

 결국 14:30분 버스는 포기하기로했다. 그리고 어차피 천천히 내려갈건데 굳이 예전에 왔던 길로 그대로 내려갈 필요가 있나 싶어서 이번에는 애기봉쪽으로 하산코스를 정했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되었다.~~

 

 애기봉으로 가는 길에 라면을 먹으면서 쉬는 시간에 램블러를 검색해서 그쪽 코스의 gps트랙을 다시 받았다. 그래서 사실 그 코스대로 갔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애기봉을 가다보니 은근히 멀어서 계속 가야하나 하는 중에 마침 관청마을로 빠지는 길의 이정표가 보인다. 얼른 그쪽으로 빠졌다.~~

 그런데 처음에는 로프도 있고 산악회에서 붙인 리본도 몇개 보이더니만 조금 내려갔더니 길이 전혀 안보인다. 눈이 살짝 덮여있는데 발자국도 하나도 없다. 램블러 지도를 보면서 산길이라고 표시된 루트를 따라서 가도 아무런 길이 안보인다. 다시 올라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고 일단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면 되겠지하는 생각으로 길도 없는 곳으로 계속 내려갔다.

 경사면에 낙엽이 쌓여서 몇번을 미끄러지고,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을 법한 바위들도 밟으면 휙휙 밀려나고 흔들거려서 넘어지고 정말 악전고투를 했다. 난중에는 gps트랙에 나오는 등산로에서도 완전히 벗어나버려서 이러다 조난당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게 한참을 그렇게 악전고투를 해서 내려가다 작은 물줄기를 발견했다. 물줄기를 따라가면 아랫쪽 계곡에 합류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계속 물줄기만 따라 내려왔다. 길이 아닌 곳이라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불안은 덜해졌다.

 물줄기 따라 내려오면서 만난 폭포들. 아마 화악산에서 저 폭포 본 사람 많지 않을거다.^^

 

 그렇게 악전고투끝에 내려오다가 만난 이정표. 정말 눈물이 글썽거렸다.~~

 

 

 내려오려던 길이 깨진바위라는 곳으로 이어진 점선인데 그 곳도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닌듯 하지만, 내가 실제 내려온 곳은 정말 전혀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들어가버려서 하마터면 조난당할뻔 했다.

 이번 산행을 경험하면서 다시는 gps트랙이 없는 코스로는 가지 않기로 했다. 역시 나는 길치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화악산은 이제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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