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블랙야크 100명산+

귀때기청봉 - 강원 인제,양양(12.20)

phillos 2021. 12. 24. 14:33

 블랙야크 명산100+ 에 설악산 귀때기청봉이 선정되어있어 인증도 할 겸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을 다녀오게되었다. 개인적으로 서북능선은 아마 10년도 훌쩍 넘은거 같은데 인모랑 한번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12선녀탕을 들머리로 해서 대승령, 귀때기청봉을 거쳐서 한계령으로 내려갔는데 엄청 오래전이긴 하지만 산행거리도 길고 계속해서 나오는 너덜지대와 더불어 상당히 힘들었던 산행으로 기억되는 코스였다.

 이번에는 장수대를 들머리로 바로 대승령으로 올라가는 코스라 산행거리는 많이 짧아졌지만, 워낙 높은 고산지대라 겨울 산행이라는 부담감과 마침 산행 전날에 상당히 많은 양의 눈이 내려서 멋진 설경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고 시작했던 이날의 산행은 결과적으로 이제까지 가장 힘들었던 역대급 극한체험중의 하나로 기억될 만한 산행이 되어버렸다. 

 동서울터미널에서 06:30분 첫차를 타고 들머리인 장수대에 08:30분경 도착~~

 그런데 전날 수도권에만 눈이 내린건지 그다지 눈이 많이 쌓여있지는 않아서 아이젠이랑 스패츠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면서 산행준비중인데 국공 직원이 나오더니 겁을 엄청 준다. 대승령에 올라가면 능선에는 5~60cm이상 눈이 쌓여있고 요즘 산에 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러셀산행을 해야해서 힘들거란다. 사고위험이 있으니 가급적 안갔으면 하는 얘기겠지만 기껏 여기까지 와서 되돌아갈 수는 없고 일행이 3명인데 다들 산행경험이 많으니 걱정마시라고 하고 9:00정도에 산행을 시작했다.

 대승령 오르는 길에 건너편으로 보이는 남설악의 절경~~ 대승령까지는 계속해서 오르막길인데 이날 가장 편하게 오른 구간이다. 

 이번에 같이 간 광호형이랑 서차장~~ 서차장이 이번에 바꾼 스마트폰 플립으로 찍은 단체사진.

 대승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더불어 대한민국 3대폭포라 불리우는 곳인데 겨울에는 그닥~~

 대승령 도착~~ 

 대승령에 올라서니 국공 말대로 눈은 엄청 쌓여있는데 문제는 바람이었다. 태풍급 강풍이 능선산행길 내내 몰아치는데 몸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대는 통에 산행길 내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설경은 끝내주게 멋있었지만 휘몰아치는 바람때문에 풍경을 감상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나마 바람이 걷는 방향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어서 이렇게 오른쪽이 막힌 곳에서는 바람을 막아주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기온은 높은 편이라 많이 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바람때문에 체감온도는 만만치 않았다.

 마침 바람을 막아주는 곳이 나와서 짐도 줄일 겸 각자 싸가져온 음식과 막걸리로 점심~~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역시 한겨울에 막걸리는 쉽지않았다. 하여간 배도 채우고 짐도 줄이고 다시 출발~~

 식사하면서 찍은 사진들~~

 

 가야할 능선길이 앞으로 쭈욱 펼쳐져있다.

 서북능선의 시그니쳐라고 할만한 너덜지대~~ 여기가 그냥 가도 힘든데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대니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든다. 발딛기도 조심스러운 길인데 몸 가누기도 힘든 강풍이 몰아치니~~ 

 바람때문에 땅만 보고 오느라 경치 감상은 전혀 못했다는 서차장~~

 그래도 경치는 멋있는데~~

 드디어 이날의 주목적지인 귀때기청봉에 도착~~ 이름이 상당히 특이한 봉으로 이름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바람이 분다고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다. 이날 보니까 이 설이 확실한 듯~~ 그 외에 소청,중청,대청봉 삼형제에게 나도 청봉이야라면서 까불다가 귀싸대기를 맞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도 있다.

 인증사진, 단체사진을 찍고 서둘러 산행을 이어간다.

 귀때기청봉을 지나서 조금 진행하다보니 멀리 소,중,대청봉이 보인다. 거의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봉우리가 중청봉이고 그 오른쪽에 살짝 높은 봉우리가 대청봉이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중청봉 정상에 레이더기지가 있어서 멀리서도 중청봉은 식별이 가능하다. 귀때기청봉이 얘들한테 귀싸대기 얻어맞을 거리는 아닌데^^

 계속 나오는 너덜지대~~

 한계령 삼거리 도착~~ 여기도 백두대간 인증지점이라 인증용 사진 하나 찍어주고 이제 하산길로~~

 그나마 아랫쪽으로 내려오니 바람은 막아주어서 하산길은 그리 힘들지않게 내려올 수 있었다. 오징어 외계인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서 사진 한 장 찍어주고~~

 마지막 단체사진까지 찍고~~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 원통에서 저녁을 먹고 거기에서 동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올라갈 계획이었는데 한계령에서 원통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운행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질않는다. 마냥 기다릴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콜택시를 불러서 원통으로 이동~~

 이날 저녁은 소고기로~~ 광호형 둘째 아들이 고3이라 대학 진학 예정인데 마침 얼마전에 인서울의 좋은 대학에 합격을 해서 저녁은 광호형이 사기로 했다. 둘째 합격 축하하고 소고기는 맛있게 잘 먹었음~~   

 실제 거리는 14km가 채 안되는데 또 gps를 잘 못잡는 현상이 간간이 생겨서 트립이 저렇게 나와버렸다. 3~4년 전에 썻던 g5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데 이걸 어찌해야 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