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육십령~삿갓재 대피소) - 전북 장수, 경남 함양, 거창(1.29)
지리산의 화대종주랑 설악산의 서북능선 종주와 더불어 덕유산 육구종주코스를 국내 3대 종주코스라고들 한다. 육십령을 들머리로 올라가서 무주의 구천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라 육구종주라 불리우는데 이번에도 광호형이랑 1박 2일간의 종주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1월 중순경에 갑자기 삐끗한 허리가 산행날까지도 완전히 낫지를 않아서 살짝 통증이 남은 상태인데다, 출발 전일에는 약한 감기증상까지 있어서 여러가지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대피소랑 교통편을 미리 예약해둔 상황이라 강행하기로 했다.
덕유산은 재작년 2월에 100명산을 할때에도 종주를 했던 곳이지만 그때는 영각사에서 올라서 구천동으로 내려가는 영구종주였다. 이번에는 그 코스보다 거리도 길고 난이도가 훨씬 높은 육구종주로 진행하기로 했다. 물론 그때는 무박산행이었고 이번에는 삿갓재 대피소에서 1박을 하지만, 사실 이번 산행을 감행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재작년 영구종주할때 새벽에 밥 먹고 가려고 잠깐 들렀던 삿갓재대피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이다. 특히나 정말 따뜻했던 화장실이~~
육십령을 가려면 전북 장수의 장계라는 곳을 가야하는데 첫차가 오전 9시 20분이고 약 3시간 정도 걸려서 12시 20분쯤 도착, 터미널 옆에 있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택시를 타고 들머리인 육십령에 오후 12시 45분경 도착했다.
사실 육십령에서 삿갓재까지 거리는 약 13km정도지만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코스라, 해가 긴 계절이면 몰라도 지금같은 한겨울에 오르기에는 위험한 시간대였다. 산행 준비하면서 코스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봐서 새벽 일찍 전주로 가서 다시 장계로 오는 교통편을 이용해 볼까도 고민해봤지만, 그동안 여러차례의 종주산행 경험도 있고, 갈아타기도 귀찮고, 어려워봐야라는 생각에 야간산행까지 감수해가면서 강행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다시는 이런 산행을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할미봉, 서봉, 남덕유산, 삿갓봉을 오르내리는 코스자체도 엄청 힘든데다 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별다른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역시 산은 항상 위험하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산행을 다녀야겠다.
작년부터 블랙야크에서 에코트레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백두대간도 인증을 해주는데 육구종주를 하다보면 인증지점이 9곳이나 된다. 들머리인 육십령부터가 인증지점이라 인증용 타올을 들고 사진 한장 찍고 출발~~
그런데 이날 산행시간이 많이 길어진 원인이 바로 이 인증사진때문이기도 했다. 위로 올라갈수록 추위가 심해지면서 폰이 툭하면 꺼져버려서 인증사진 찍기가 정말 힘들었다. 배터리가 거의 완충 상태여도 사진찍다가 폰이 꺼져버릴 정도니 물론 폰이 약간 오래되서 조금 성능이 떨어지기도 했겠지만~~
육십령 등산로 입구~~
열심히 할미봉을 향하여 오르고 있는 광호형~~
할미봉은 올라갈때도 이런 로프구간이 있긴 했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는데 내려가는 구간이 장난이 아니었다.
할미봉 도착~~ 빨간색 글씨가 인상적이다. 이곳도 백두대간 인증지점이다.
할미봉에서 잠깐 조망을 둘러보고 서봉을 향하여 출발~~
서봉 가는 길에~~
계단 위로 보이는 봉우리가 서봉이다.
서봉 도착~~ 장수 덕유산이라고도 불리는 봉우리인데 여기도 백두대간 인증지점이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한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체감온도는 훨씬 낮은데다 타올을 펼쳐서 사진 찍기가 정말 힘들었다.
서봉에서의 조망~~ 이제 남덕유산으로~~
남덕유산에 도착하니 마침 해가 지고 있다.
내 폰은 추위로 정상작동이 안되서 서봉에서 남덕유산 갈때까지는 계속 충전시키느라고 사진을 못찍었다.
나보다 일찍 도착한 광호형이 촬영한 남덕유산 정상에서의 일몰 사진~~ 이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광호형 쫒아가느라 정말 힘들었던~~
남덕유산도 백두대간 인증지점이라 인증사진 찍고 이제 삿갓봉으로 향한다.
삿갓봉 가는 길에 있는 월성재인데 여기도 인증지점이지만 내 폰은 아예 작동을 안해서 인증사진도 광호형 폰으로 찍었다.
삿갓봉 도착.
삿갓봉은 삿갓재대피소 가는 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서 약 300m정도를 더 올라가야한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만만치 않아서 예전 영구종주할 때도 안들른 곳인데, 여기도 백두대간 인증지점인걸로 착각을 해서 굳이 안가도 되는 곳을 가게되었다.
이왕 종주산행하는데 삿갓봉을 들른거야 그럴 수 있지만 찍을 필요도 없었던 인증사진 찍느라고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 내 폰은 작동안된지 한참이라 계속 광호형 폰으로 찍었는데 여기서는 광호형 폰까지 꺼져버린다. 몇번을 껐다 켰다하면서 카메라 후레쉬를 안터지게 촬영해서 겨우 찍기는 했는데 나중에 인증사진 올리려고 보니 인증지점이 여기가 아니라 삿갓재대피소였다.
드디어 이날의 목적지인 삿갓재 대피소 도착~~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데 이날 너무 힘들었고 추위에 떨어서 처음엔 그리 안땡겼지만 먹다보니 역시~~
저녁 8시 10분쯤 도착했는데 대피소 직원에게 이렇게 늦게 오면 어떡하냐고 한참을 혼났다. 예약은 했는데 우리가 오질 않으니 계속 내 폰으로 전화를 했던 모양인데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의 개인정보에 전화번호가 다르게 적혀있어서 통화가 안된 상황이었다. 전화가 연결됬으면 중간에 하산하라고 했을거라고 한다. 전화번호가 틀리게 적혀있어서 다행이었나^^ 하여간 나도 다시는 이런 산행은 안해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