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 - 충남 금산(11.28)
이날 오른 산은 충남 금산에 있는 서대산이다. 충청남도에 그리 높은 산이 없다보니 900m를 간신히 넘는 높이지만 충남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전날 계룡산을 내려와서 친구들과 만나 술 한잔 하는데, 당일 집에 올라가려니 시간이 너무 짧다. 약속시간이 저녁 7시인데 올라갈 때 ktx를 타고 간다하더라도 최소 10시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서울역에서 집까지 전철이 끊기지 않게 올 수가 있고, 더 늦게되면 집까지 택시를 타야하니 모텔에서 1박을 하고 오는게 오히려 경제적이다.
게다가 바로 인근인 충남 금산에 서대산이 있으니, 마음 편하게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1박을 하고 다음 날 서대산까지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미리 집사람에게 허락을 구했다. 군에 있는 친구가 조금 퇴근이 늦어져서 거의 8시 다되어서야 합류를 했는데 술을 마시다보니 어차피 당일에 서울행 차편을 이용하기는 힘들었다.
유성 근처의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모텔로 옮겨서 모텔방에서 또 소주랑 맥주를 사와서 마셨는데 언제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사실 몸이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전날 야근하고 아침에 퇴근해서 계룡산 올랐다가 또 술을 계속 먹었으니~~
하여간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써 9시 15분경이다. 친구는 먼저 나갔는지 없다. 난중에 연락해보니 새벽에 갔다고한다. 시간이 조금 늦어서 서대산을 갈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 일단 가보기로 했다. 옷 걸쳐 입고 배낭이랑 챙겨서 우선 해장국이나 한 그릇 먹기로 하고 모텔방을 나섰다.~~
유성에서 서대산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복잡하다. 일단 버스로 대전복합터미널에 가야한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마전 경유 금산행 버스를 타면 되는데, 가다가 마전에서 내려야한다. 그리고 마전에서 내리면 깻잎마트를 찾아서 그 옆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서대산까지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그런데 마전에서 서대산까지 가는 버스의 운행간격이 너무 길다. 마전에 도착했더니 11시 50분쯤인데 서대산 가는 버스는 12시 40분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움직였어야 하는건데, 해장국 안먹고 김밥등으로 움직이면서 식사를 해결했으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었는데
문제는 서대산에서 마전에 나오는 버스도 간격이 애매하다. 12시 40분차를 타고 들어가면 오후 1시쯤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할텐데, 돌아나오는 버스시간이 2:55분차가 있고(재확인 요망), 다음 차가 4:45분차이다. 산행거리가 6km정도니 2:55분 버스는 어렵고, 4시 45분 버스는 시간이 많이 남을 듯하고, 어쨋든 먹는 시간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에 서대산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점심으로 컵라면을 미리 먹기로 했다. 해장국 먹은지 얼마 안되서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달려서 가능하면 14:55분 버스시간에 맞춰볼까 하는 생각은 산행 초반부터 무너졌다. 초입부터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거의 능선에 다다를때까지 이어지는데다, 산길은 눈이 쌓여있어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일의 무리한 술 때문에 체력이 안된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정상 가는 길의 능선은 역시나 환상적인 설경이 펼쳐진다.~~
여기도 정상에 아무도 없어서 타이머로 힘들게 인증샷 촬영~~ 정상석이 돌탑 상단에 있어서 땅바닥에 배낭을 놓고 스마트폰을 고정해서 찍기가 쉽지 않았다.
산 아래는 눈이 녹아서 전혀 다른 풍경이다.~~
내려왔더니 역시나 시간이 많이 남는다. 오후 3:40분쯤 하산했는데, 다음 버스는 4:45분이니 1시간 넘게 기다려야해서, 매점 아저씨한테 콜택시 비용을 물었더니 택시비는 12,000원인데 10,000원을 주면 본인이 마전까지 태워준다고한다.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매점 아저씨한테 만원을 주고 트럭을 타고 마전까지 나왔다.
나오면서 그나마 한가지 위안이 되었던게, 가기 전에 알아보기로는 직전 버스시간이 오후 2:55분이었는데, 아저씨 얘기로는 2:40분으로 바꼈다고 한다. 힘들어서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긴 했지만 2:55분에 맞춰서 죽어라고 내려왔으면 오히려 허무할 뻔^^ 이건 다시 확인을 해야하지만 또 갈 일이 있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