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일본

간사이 여행 둘째 날①(6.1)-나라

phillos 2013. 6. 7. 09:05

 

 출발 전일에 야간근무하고 출발일 아침에 퇴근해서 몸이 많이 피곤한 상태였는데도 이상하게 잠을 설쳤다. TV도 일본어로만 나오고, 술도 나말고는 잘 안마시는 친구들이라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10시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든거 같은데 여행와서 첫날 밤이라서 그런건지,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는데 새벽 2시경에 깼다. 화장실 갔다와서 다시 뒤척이다 잠깐 잠들었나 보다 싶었는데 눈을 떠보니 4시 50분경이다. 옆 자리를 보니 인모도 일어나있고, 곧 호찬씨도 일어났다. 더 자기는 힘들것 같아 일찍 준비해서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일본은 확실히 우리보다 해가 빨리 뜬다. 우리나라가 일본 표준시를 이용하고 있고, 일본이 우리보다 동쪽에 있기때문에 실제로 30분 늦은 시간을 이용하고 있으니 당연한거긴 하지만, 4시 30분이면 날이 훤해지는 듯..

 어쨋든 이렇게 일찍 준비해서 출발을 하다보니, 일정이 조금 바뀐다. 원래 이 날은 오전엔 나라를 돌아보고, 오후엔 우지에 가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한 곳을 더 가게 되었다. 

 

 전날 타마데마트에서 아침에 먹으려고 사두었던 도시락인데, 나무젓가락 챙기는 걸 깜박했다. 할 수 없이 편의점에서 라면을 하나 사고 젓가락을 얻어오려고 나갔는데, 편의점 건너편에 찌까라메시라는 규동등을 파는 덮밥체인점이 하나 있다. 일본 가기 전부터 그게 있는건 알았지만, 영업시간은 잘 몰랐는데 그 시간에도 불이 켜져있어서 가봤더니 오전 3시~6시까지는 청소시간이고 6시부터 영업시작이다. 굳이 차가운 도시락을 먹을 필요가 없어졌다. 다음 날 부터는 그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도시락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꺼내보니 밥이 살짝 얼었다.ㅜㅜ  라면 국물 부어서 먹긴 했지만 반 정도는 버렸다.

 

  이번 간사이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했던 닛폰바시역.  긴테츠선을 타면 나라까지는 환승없이 바로 간다. 이번에 가게 될 나라는 교토 이전의 고대 일본의 수도인데 삼국시대 특히 백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라, 도시 이름도 우리말로 국가를 뜻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긴테츠 나라역 도착.. 나라의 상징인 사슴을 이용한 조형물인데 좀 징그럽기도 하고.

 나라에 도착한 시간이 겨우 7시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숙소에서 나올까 말까한 시간에 나라에 도착해버렸다.

 

 나라역 출구를 나와서 코후쿠지를 찾아서 조금 올라가니 바로 사슴들이 나타난다.

 

 

 

 

 코후쿠지의 상징인 5층탑과 그 주변에 있던 건물들..

 

 남엔당..

 

 

 남엔당 바로 아랫쪽에 있는 사루자와 연못.. 이 연못에 5층탑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경치가 나라 8경중의 하나라는데.. 자라가 엄청 많다.

 

  나라 박물관인데 이 시간에 당연히 문을 안열었다. 애초에 갈 계획도 없었지만.. 

 

 

 

 

 토다이지 난타이몬 앞에 몰려있는 사슴들. 사슴 먹이용 센베과자를 150엔에 파는데 그걸 사면 달라고 엄청 달려든다고 해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토다이지의 정문인 난타이몬..

 

 

 동양 최대의 목조건물중 하나라는 다이부츠덴이다. 지진이 많은 나라라 지진시 피해가 적은 목조로 건물을 많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일본에 이렇게 목조건물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건 일본은 태평양전쟁 전까지는 본토를 침략당한 적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바로 일본에 의해서도 임진왜란, 한일합방등 두번이나 침략을 당했었고 몽고, 호란등 게다가 6.25까지.. 지금까지 남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신기하게 남아있던 남대문도 홀라당 태워먹고.. 에휴. 한숨만..

 

 

 다이부츠덴안에 안치된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불상이라는 다이부츠.. 사진은 못찍었지만 다이부츠덴안에 있는 기둥 중에 밑둥에 구멍이 뚫린게 하나 있다. 성인도 뚱뚱한 사람만 아니면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인데 거기를 통과하면 1년간 액운을 없애준다고 한다. 이번에 갔을 때도 소풍인지, 수학여행을 왔는지 학생들이 줄서서 통과하고 있길래 그냥 지나쳐왔는데, 그 기둥에 뚫린 구멍의 크기랑 이 청동대불의 콧구멍 크기가 같다고 한다.

 

 

 

 다이부츠덴 안에 있는 다른 불상 및 금강역사인지 사천왕인지..

 

 다이부츠덴 바깥에 있는 뭔지 모르지만 좀 무섭게 생긴.. 아마 일본 고승중의 한명이지 않나 싶다.  일본 절에는 특이하게 일본의 고승들의 상도 많이들 안치되어있다.

 

 

 불교는 전파된 나라에 토착화되면서 그 나라의 토속신앙과 융합되는 특징이 있다. 우리 나라 절에도 산신각이나 칠성각등 원래 불교와는 별 관련이 없는 사당이 있는데, 일본 절에 가면 꼭 이렇게 신사가 붙어있다.

 

 

 

 

 토다이지에 오면 다이부츠덴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시간도 많고 해서 경내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맨 아래 사진은 삼월당이었나? 특이해 보여서 올라가보려 했는데 다들 힘들어해서 그냥 지나치면서 사진만 한 장 찍었다.

 토다이지 관람까지 마쳤는데 아직 오전 10시도 안되었다. 애초 계획대로 바로 우지로 가면 오늘 일정이 너무 빨리 끝날거 같고, 나라에 있는 카스카타이샤를 가려니 더이상 걷기는 힘들어해서 기차타고 이동하면서 아픈 다리도 쉴 겸 갈만한 곳을 고심하다가, 원래 교토에 가는 날 가려고 했던 산쥬산겐도를 가기로 했다. 그렇잖아도 산쥬산겐도를 교토 일정에 포함시키면서 동선이 애매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곳이다.

 내 생각같아서는 원래 일정에 전혀 없던 후시이미나리 신사를 가보고 싶기도 했지만, 거긴 산을 올라야하는 오르막길이라, 거기 데려가서는 원성을 감당하기가 힘들것 같아 그냥 산쥬산겐도에 가기로 결정했다.

 

 

 산쥬산겐도로 가기위해 긴테츠 나라역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사슴들이 배웅해준다..